청년·저소득층일수록 “한국 사회 불공정”…10년 새 불신 더 깊어졌다 2026-10-05 12:03:18

한국사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사회에 대해 ‘상당히 불공정하다’고 보는 인식 꾸준히 늘어났다고 분석됐다(그래픽=최지현 기자).


[한정석 기자 / 동아교육신문]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청년과 저소득·저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여년 동안 사회가 ‘상당히 불공정하다’고 보는 인식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한 세대 갈등을 넘어 취업과 소득, 교육 수준 등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행정연구 최신호에 실린 ‘공정을 향한 한국인의 시선은?’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한국행정연구원이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를 토대로 한국인의 공정성 인식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공정성 인식을 ‘극단·강한·온건·중상위’ 등 4단계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온건’ 수준의 인식을 가진 집단이 7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상위’ 16.3%, ‘강한’ 9.6%, ‘극단’ 3.6% 순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10여년 동안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강해졌다는 점이다.


‘강한 불공정’ 인식은 해마다 0.31%포인트씩 증가한 반면, ‘온건 불공정’ 인식은 매년 0.33%포인트씩 감소했다. 불공정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집단이 줄고, 보다 강하게 불공정을 인식하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청년층과 저학력·저소득층, 비수도권 거주자 등은 상대적으로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평가하는 비중이 높았다. 반면 고령층과 고학력·고소득층, 수도권 거주자에서는 사회를 상대적으로 공정하게 바라보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공정’ 문제가 특정 세대의 가치관이나 개인적 불만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취업 기회와 소득, 교육 수준, 거주 지역 등 개인이 놓인 사회경제적 조건이 공정성에 대한 판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공정성 인식의 변화를 단순한 ‘양극화’보다 전반적인 ‘악화’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사회가 어느 정도 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불공정에 대한 불만과 회의감을 가진 중간층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공정성 인식은 사회경제적 위치라는 지속적 조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단기적인 정책 홍보나 담론만으로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의 취업 기회와 소득 격차, 교육과 지역에 따른 기회의 차이 등 일상에서 체감하는 구조적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아교육신문 한정석 기자 / namh70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