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이하 ‘AI')의 주요 전파 매개체로 지목되어온 청둥오리의 월동시기, 이동경로 등이 국내 최초로 밝혀졌다.
※ 청둥오리 : 대표적인 겨울철새, 포획 개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2010)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석순, 이하 ‘과학원’)은 2011년 11월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서 월동했던 청둥오리가 중국 센양, 내몽골, 창춘, 압록강을 거쳐 2012년 12월 아산시 곡교천으로 되돌아온 것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과학원은 2011년 11월 15일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서 청둥오리를 포획해 인공위성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후 이동경로와 번식지를 추적해왔다.
※ 인공위성 위치추적기 : 이동경로·체류지역 정보를 인공위성을 이용해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며 한국생태연구소에서 청둥오리를 포획해 추적기 부착
위치추적 결과, 청둥오리는 아산 곡교천에서 월동 후 2012년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700km를 날아 중국 요령성 센양에 도착했으며 약 2주간 머문 후 다시 4월 16일부터 17일까지 2일간 670 km를 날아 내몽골 힝간에 도착해 총 20일간 1,370km의 거리를 북상했다.
가을철 남하 시에는 북상경로와 달리 2012년 11월 16일 중국 길림성 창춘 인근으로 이동해 1주일간 머문 후 북한의 자강도 초산 인근의 압록강을 거쳐 2012년 12월 6일 지난해 월동지였던 충남 아산시 곡교천에 도착했으며 총 20일간 약 1,300km를 이동했다.
특히, 시기상으로 볼 때 2012년 4월 17일부터 가을까지 머문 내몽골 힝간지방의 소하천을 번식지역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돼 한국에서 월동하는 청둥오리의 구체적인 번식지역을 최초로 파악하게 됐다.
청둥오리는 2012년 4월 17일 내몽골 힝간 지방 북서쪽 85km 지점에 도착한 후 주변 소하천에 머물며 최대반경 10km이내에서 활동했으며, 이곳을 번식지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과학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청둥오리의 월동지와 번식지의 활동반경과 장거리 이동특성을 처음으로 밝혀냈으며, 동일지역을 월동지로 다시 이용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
청둥오리는 장거리 이동시 주로 저녁에 출발해 야간에 이동을 했으며 중간 기착을 최소화함으로써 압록강을 제외한 북한지역은 머무르지 않고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갈 때에는 거리상 중간지점인 센양과 창춘의 도시외곽 하천에서 1~2주간 머물고 이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북상 중 중국 센양에 도착한 청둥오리는 도심에서 45km 떨어진 훈허(Hunhe)강을 거쳐 북쪽 35km 떨어진 랴오허(Liaohe)강에 머물렀다.
남하할 때는 2012년 11월 16일 중국 챵춘시에서 동북쪽으로 40km 떨어진 창춘공항 인근의 소하천으로 이동해 1주일간 머문 후 11월 23일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과학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주요 유입원으로 관심 받고 있는 청둥오리의 장거리 이동습성이 파악됨으로써 향후 중국이나 몽골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경우 국내 유입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 시·도 야생동물구조센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예찰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