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민족문화유산연구원에서 조사한 기념물 제125호 ‘월남사지(月南寺址·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소재)의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4일 오후 1시 30분 현장에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월남사지는 월출산 남쪽 산자락에 있는 절터로 고려시대 진각국사 혜심(1178~1234년)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발굴조사 결과 많은 백제 기와들이 출토돼 이미 백제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백제와 후백제, 고려 중기 등 다양하게 검토됐던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보물 제298호)’의 건립 시기 또한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백제 창건을 뒷받침하는 백제 기와의 경우 전남에서는 최초로 백제 와당이 함께 출토돼 그 의미를 높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높이 23㎝의 초대형 고려시대 금동 풍탁(風鐸)이 출토됐으며 대형 풍탁은 현재 10여점 정도가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의 사례는 더욱 희소해 월남사지 출토품을 포함해 3점에 불과하다.
또한 돌로 만든 차(茶) 맷돌의 출토는 당시 사찰에서 차를 직접 만들어 마셨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처럼 차 맷돌이 절터에서 출토된 사례는 강화 선원사와 월남사지 뿐이라 학술적으로 중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강진은 고려시대 고급의 양질 청자를 생산했던 곳으로 이를 대변하 듯 월남사지에서도 청자 의자와 화분·향로·의자·약봉(藥棒)·도판(陶板) 등 다양한 용도의 특수 청자들이 출토됐다.
고려 후기 청자를 대표하는 간지명(干支銘) 청자 가운데 ‘기사’(己巳·1329년)가 새겨진 대접편이 출토됐으며 ‘기사’명 청자가 생활유적에서 출토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건물의 벽면을 장식했던 도판은 이제까지 국내 모든 유적에서 출토된 수량보다 많은 양이 출토돼 당시 월남사가 얼마나 화려했는지 반증하는 자료다.
월남사지에서는 백제시대 뿐만 아니라 중창 시기인 고려시대의 기와들도 다양하게 출토됐다. 이 중 대몽항쟁 유적으로 유명한 진도 용장성에서 출토된 막새들과 비슷한 문양의 와당들도 확인되고 있어 월남사가 13세기에 중창됐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유구는 아귀구(餓鬼口)를 갖춘 승방지 등 8동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백제 기와를 매립해 만든 건물과 고려기와를 매립한 후 건립한 건물 등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다.
전남도는 강진군, 문화재청과 협의한 후 사역 전체에 대한 연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고려시대 가람 구조뿐만 아니라 그 가능성이 확인된 백제시대 가람 구조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영희 전남도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월남사지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 승격 지정, 보존 관리와 활용계획 수립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류목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