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전공 공부와 자신들의 재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기존 농활 등에서 벗어나 벽지 학교를 찾아 우주 천문교실을 열기도 하고, 농촌 마을에서 문화예술 봉사활동을 하는 등 대학의 학문적 성과와 지식 자산을 나누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올 여름 경기 안성시에 있는 흰돌리마을에 아름다운 변화가 생겼다.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학생 36명이 마을 곳곳에 색(色)을 입힌 것이다. 학생들은 디자인과 공예, 일러스트 등 자신들의 전공 경험과 재능을 살려 외양간 벽화 그리기, 축사 담장과 정자 도색, 간판 제작 등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마을 디자인 작품들을 선물했다. 젖소 농장의 색이 바랬던 담장에 농장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우는 아기소와 농부를 주제로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등 농촌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하고 있던 대규모 도색작업을 했다. 학생들은 작년 여름에도 이천 부래미마을을 찾아 마을회관 유리창 장식, 마을 이야기 지도 만들기, 짚 공예체험 안내판 제작, 마을 쉼터 키홀더 제작 등 마을 주민을 위한 ‘재능 기부형 농촌 문화봉사활동’을 펼쳤다. 김민수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재능으로 만든 작품들이 마을을 알리는 데 쓰이고 어르신들을 기쁘게 한다는 사실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건국대 우주탐구회 동아리 학생들은 매년 여름방학이면 휴전선 인근 경기 파주 등 시골 벽지 중학교를 찾아가 ‘천문교실’을 열어 어린이들에게 ‘우주의 꿈을 심어주고 있다. 이들의 재능기부 봉사활동은 올해로 24년째로 동아리의 오랜 전통이 됐다. 낮에는 과학 수업을 하고 밤에는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하면서 벽지 중학교 학생들에게 평소 과학교과서에서 이론적으로 배우던 지식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과학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이고 있다.
건국대 학생 봉사단체인 ‘성·신·의(誠·信·義) 해외 봉사단’은 2003년 첫 해외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매년 두 차례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집짓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해외를 방문, 현지 주민과 함께 집을 건설하고 현지 초등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한 교육봉사 및 문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몽골, 태국, 스리랑카, 네팔,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저개발 국가들을 방문하여 직접 집을 지어왔으며 매년 두 차례 40여 명의 학생을 해외로 파견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재학생들과 교직원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재해복구 봉사단인 ‘컴브렐라(KUmbrella)’도 매년 서울 노후 지역 주민을 방문해 쌀·연탄·라면 등을 기증하고,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건국대 의상디자인학과 봉사동아리 ‘터치(Touch)’ 학생들은 매년 연말이면 소외받는 이웃을 위한 재능기부를 펼친다. 2011년 실습수업 후 남은 천을 이용해 겨울철 방한용 패딩 점퍼 30벌을 만들어 홀로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세상의 단 한 벌뿐인 옷’이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에는 ‘청각장애 학생 클라리넷 합주단’ 35명의 연주용 단복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학생 한 사람이 청각장애 학생 한명과 일대일로 짝을 이뤄 개인 맞춤형 단복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장용환(의상디자인 4) 학생은 “재능기부가 우리의 재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며 “소외된 이웃이 필요로 하는 것,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 관심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매년 모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올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재능기부를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 학과 학생들이 각자의 재능을 살려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을 활용해 옷이나 가방 등을 제작하고, 이러한 작품의 전시회 행사와 봉사활동 전 과정을 영상에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 등도 계획하고 있다. ‘터치’ 학생 팀은 이를 통해 재능기부 문화를 전파하고 나눔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려 한다
이남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