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는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도덕이나 사회 교과서에 한자어를 한글과 한문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자 한글전용단체,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한글학회로부터 우리말 지킴이로 선정되었던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의 ‘한말글 사랑 제 24집’ 편집회의에서도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한 찬반 논란은 계속됐다.
한자 병기 찬성측은 “이미 한자는 우리 언어와 문화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자를 병기하면 동음이의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단어 뜻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아이들의 학습 효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문화학적으로도 수천년 동안 한문으로 기록되어 온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자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자 병기 반대측은 “개인용 컴퓨터와 PC통신이 보편화 되어있는 아이들 세대에서는 이미 한글 전용이 자연스레 녹아있어 한자 병기로 인한 한자교육 학습 부담이 과중될 수 있고, 그로 인한 사교육비가 증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보통 교육에서 한자 교육을 전면 폐지한 이후 다시 철회하여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선택 과목으로서 한문이 부활한 지 40여 년이 흘렀다. 아직 한글 전용 교육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있는 단계인데 성급하게 한글과 한자를 병기했다가는 한글 발전을 저해하고, 교육을 넘어 사회 전체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박천배 버금일꾼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는 조기 영어 교육처럼 사교육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교육부는 신중한 교육적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말글 사랑 한밭 모임은 우리말을 올바르게 쓰고 사랑하는 모임으로, 우리말과 글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한말글 사랑 한밭 모임의 주요 활동은 학교·아파트·구조물의 이름을 우리말로 순화하는 것이다. 대전 중구 태평동의 아파트인 '三扶'를 '삼부'로, ‘괴곡과선교’를 ‘고릿골구름다리’, ‘원천초등학교’를 ‘샘머리초등학교’, ‘과례초중‘을 ’글꽃초중‘, ’산직교‘를 ’밤갈미다리‘, 시내버스 승강장 이름 ’명암부락‘을 ’울바위’, ‘노루벌’을 ‘오야미’로 관계 당국과 협의해서 바로 잡았다.
또 다른 활동은 우리말로 된 상호명을 가진 가게에 20여 년 가까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안태승 으뜸일꾼은 “한자 병기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국민들의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안녕 우리말’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 운동에 모두 동참해서 전국민이 우리말을 더욱 아름답고 올바르게 쓰도록 꾸준히 힘써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