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동아교육신문】 그동안 학교 부적응 학생이 많은 학교로 소문이 나있던 충북 증평의 증평공업고등학교(교장 김영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어 화제다.
수업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학생은 사라진 반면, 학교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은 학생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하면 정말 깜짝 놀랄만한 변화인 것이다.
올해 이 학교를 방문한 동문들도 “전에 비해 학생들이 많이 안정된 모습이다.”, “학교가 변했다”고 놀라워할 정도다.
실제로 2015년 26건, 2016년에도 26건이었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도 4건(2017년 10월 기준)으로 확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를 격려하기 위해 총동문회를 통한 기탁 장학금 말고도 별도의 장학금을 만드는 졸업기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학교가 이렇게 달라진 것은 지난해 9월 김 교장이 부임하면서 부터다. 김 교장이 부임하면서 ‘효 중심 인성교육’을 노력 중점사업으로 정하고 제일 먼저 시작 한 것은 ‘감사일기’ 쓰기다.
‘감사일기’ 쓰기는 ‘○○을 하지마라, ○○해라’는 지시형 말을 많이 듣는 학생들에게 정서를 순화하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감사일기’는 “맛있는 아침밥을 먹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야 고맙다” 등 사소한 생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일기형식으로 적는 것이다.
감사일기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종의 나비효과처럼 증평공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
여기에 김 교장의 부드럽고 강한 학교 경영리더십이 한 몫을 하면서 교직원들의 사기도 오르고 학생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아진 마음은 다양한 행복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사제가 함께하는 풋살, 연극?뮤지컬 관람, 대학로 주변 문화 탐방, 한옥마을 체험, 에버랜드 문화체험 등이 그것들이다.
학생들의 정신력과 의지력을 키워 주기 위한 병영프로그램도 군부대의 도움을 받아 운영했다.
또, 경로당과 독거노인을 찾아가서 한 말벗, 안마, 도배, 담장 페인트 칠하기 등의 효 중심 봉사 교육도 증평공고 분위기를 바꾸는데 한 몫을 했다.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신뢰가 싹트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학교(일명 매직학교)”와 “도제학교”, “중소기업청 지정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등에 선정된 것도 증평공고 변화의 추진동력에 보탬이 됐다.
이런 사업에 힘입은 증평공고는 문화예술 교육, 산업현장에서 기술배우기, 건축설계 같은 전문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과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증평공고의 새로운 역사를 써보겠다는 교직원들의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이외에도 학생 생활·편의 시설을 개선하고 사제가 함께하는 풋살과 족구, 볼링 대회와 학생들의 취미를 다루는 달인대회도 열어볼 참이다.
학교에 들어서는 진입로 조경도 정비해 안팎으로 학생 정서교육에 힘쓰면서 도제학교와 매직사업을 연계한 취업지도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증평공고 김영기 교장은 “증평공고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며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