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경술국치일에 대한 역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밀양 미리벌중학교)
[오 상진 기자 / 동아교육신문] “1910년 경술년 8월 29일.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나라를 강제로 빼앗긴 경술국치일입니다. 이 치욕스러운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학교종소리를 밀양아리랑과 독립군가로 교체하여 울립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경술국치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27일(금) 밀양초등학교 방송반 6학년 김나경 학생의 경술국치일 안내방송과 함께 밀양 아리랑이 학교에 울려퍼지고 운동장에는 경술국치를 기념하는 조기가 펄럭인다.
2학년 교실 1교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경술국치 계기교육 영상과 파워포인트 자료를 통해 경술국치일 111주년 계기교육을 시작했다. 처음 듣는 경술국치의 슬픈 역사에 아이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경술국치일이 뭔지 잘 몰랐는데 오늘 수업에서 잘 알게 되었습니다. ‘밀양아리랑 학교 종소리‘는 친근하여 좋았고, 우리 친구들의 연주로 만든 소리라 더욱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리벌중학교는 ‘독립군의 후예, 독립군 아리랑을 다시 부르다’라는 음악과 주제수업을 유튜브 채널을 통하여 실시간 공개했다.
‘대한제국 말년에 왜(倭) 난리나니 이천만 동포들 살길이 없네/일어나 싸우자 총칼을 메고 일제놈 쳐부셔 조국을 찾자/내고향 산천아 너 잘 있거나 이내 몸 독립군 따라가노라/부모님 처자를 이별하고 왜놈을 짓부셔 승리한 후에/태극기 휘날려 만세 만만세 승전고 울리며 돌아오리라/(후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요 독립군 아리랑 불러나 보세’(독립군 아리랑 가사)
‘밀양아리랑’과 ‘독립군가’라는 낯선 학교 종소리에 학생들은 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계기교육을 통해 독립운동에 사용된 노래라는 것을 알고 숙연한 마음으로 따라 불렀다.
수업을 진행한 미리벌중 강정희 교사는 “수업을 준비하며 밀양아리랑과 지역사, 독립운동사를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배가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독립군은 어떤 음식을 드셨을까’라는 주제로 학교 급식을 통한 계기교육을 했다. 주먹밥과 상해임시정부 이동녕 선생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드셨다는 조선식 냉채국,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드셨다는 ‘꿔바로우’와 독립군들의 이동 간식 미숫가루와 백산 안희제 산생이 드셨던 망개떡을 함께 내어 놓았다.
밀양교육지원청(교육장 김정희)은 111주년 경술국치일을 2일 앞둔 8월 27일(금) ‘어찌 잊을까 그날’이라는 주제로 관내 초,중,고에서 경술국치일 계기교육을 실시하였다. 학교는 나라사랑 교육주간을 운영하며 ‘경술국치 특별영상’을 활용한 교과별 계기교육을 했다.
한편, 이와 함께 밀양의 전 교육기관은 8월 27일(금) ~ 8월 29(일) 3일간 조기를 달고, ‘어찌 잊을까 그날! 경술국치’라고 적힌 검은 리본 달기 및 111주년 포스터도 게시했다.
특히 학교종소리 교체 사업이 알려지면서 창원고등학교 등 타지역에서도 밀양아리랑과 독립군가를 학교종소리로 교체하겠다고 하는 등 많은 학교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