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자해 혹은 중독, 어디까지 이해되나 2023-11-16 00:41:47

사진=실제 스스로를 때려 자해행동을 한 청소년 서진(가명)의 자해의 멍자국이다.


[이 정민 기자 / 동아교육신문] 지난해 자해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절반가량은 10~20대였다


성인으로 성장하는 길목의 청소년 시기는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성숙한 인격체로 완성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청소년 자신이 공포, 우울, 좌절, 불안, 분노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면 현실 도피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청소년은 자해 행동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분노, 상처, 외로움, 슬픔과 같은 감정을 감소시키면서 일시적인 안도감을 느끼지만 자신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자해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은밀한 장소에서 자해를 하거나 옷으로 가릴 수 있는 신체 부위에 상처를 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자해의 흔적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워서 지속적으로 자해 행동이 반복되며 중독이 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때문에 청소년의 자해 행동은 죽음을 의도하지는 않지만 자해 행동 자체가 반복적일 때에는 죽음을 내포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자해하는 순간, 피를 보면 희열이 느껴져요."

 

그러나, 일부 청소년에게는 중독쾌락의 수단으로 자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해경험이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질적연구를 시도한 결과, 일부 청소년들에게서 피를 보거나 신체부위를 훼손하는 순간 쾌감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자해를 하지 못하게 되거나, 자해행위로 쾌락적 감정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약물중독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자해가 단순히 문제의원인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이 아닌 개인적인 쾌락 즐기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자해를 해도 충족이 안되서 그런건지, 성관계에 중독된거 같아요. 특별히 상대나 조건도 가리지 않고, 계속하고 싶어요."

 

"약물 중독인 상태에요. 사고를 쳐서 저번에 약물을 확 수거해갔거든요."

 

청소년의 자해 행동은 자칫 자살로 이어질 수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부정적 자해 문화에 대해 사전 예방교육과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학부모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제공과 학부모 교육이 동반되어야할 것이다. 자해행위는 분명 자기파괴적 행동이다. 건강한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내적 동기를 강화하고 고립감과 소외감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가족, 학교, 경찰, 언론 등 사회 전체의 깊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동아교육신문 이 정민 기자 / dd74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