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문염송집 내지(대전시 제공).
[한정석 기자 / 동아교육신문] 대전시가 불교기록유산과 전통 음악 악보 등 기록문화유산 3건을 신규 문화유산으로 지정·예고했다. 국가유산 체제 개편 이후 대전시에서 처음 ‘지정’되는 사례로, 3년 만의 신규 지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야금 악보 ‘졸장만록’, 61번째 유형문화유산으로
시는 1일 『졸장만록(拙庄漫錄)』을 시 유형문화유산으로 확정 지정하고, 『재조본 사분율 권6~10』과 『선문염송집』을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예고된 『졸장만록』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견이 없어 19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이 확정됐다. 이로써 대전시는 총 61건의 유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졸장만록』은 연정 임윤수 선생(1917~2004)이 1981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 기증한 가야금 악보로, 현전하는 고악보 가운데 희소성이 높고 세밀한 수법과 도해로 음악사적 가치가 인정됐다.
불교 율전 ‘사분율’과 선종 어록집 ‘염송집’ 지정 예고
이번에 새로 지정 예고된 문화유산은 불교기록유산 2건이다.
『재조본 사분율 권610』은 불교 율전인 ‘사분율’의 초분(初分)에 해당하는 5권 1책으로, 고려 고종 31년(1244년) 무렵 판각돼 조선 초기에 인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재조본 사분율 권4750』과 동일한 판본으로,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과도 일치한다. 온전한 조선 초기 선장본은 희귀해 학술적 가치가 크다.
『선문염송집』은 수선사 2세 사주 혜심(1178~1234)이 역대 선사의 어록을 모아 편찬한 책으로, 이번 예고 대상은 조선 초에 인출된 30권 10책이다. 현존 완질본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판본으로 평가되며, 각 면마다 새긴 각수(刻手)의 이름이 남아 있어 연구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
30일 의견 수렴 후 최종 결정
시는 『사분율』과 『염송집』에 대해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예고된 유산은 지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며 “앞으로 기록화와 체계적 보존·관리로 대전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