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피해자’코스프레, 허위학폭신고가 경찰고소까지 2023-05-22 03:31:41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중 소년범이 다시 절도를 저지른 뒤 범행이 발각되자 부인하고 있다(NETFLIX '소년심판')


너무 힘들어. 내가 왜 이렇게 망가진 것 같지..나 매일 울어

우리애가 어때서요. 요즘애들 더 나쁜애들도 많아요

 

[이 정민 기자 /동아교육신문] 실제 소년사기범이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며 타인에게 동정심을 유발할 때, 그리고 그런 그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던진 말이다.

 

범죄자들은 관습적인 가치와 태도들을 지니고 있어 그 특정형태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자신들의 죄의식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으로 그 행동을 정당화한다. 내가 범죄를 저지르는 건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변명하는 것이다. 범죄자들의 범죄행태에 대한 원인을 설명하는 중화기술이론은 책임부인, 피해부인, 피해자부인, 비난자부정, 상위충성심에 호소 5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중화기술이론에 따르면, 범죄자들은 범죄 발생의 원인을 다양한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 책임을 낮추는 태도를 지향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상승시켜, 재범율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에 학교장 자체해결로 충분히 종결될 수 있는 경미한 학교폭력신고 사안이었지만 가해학생의 지속적인 허위주장을 학교가 통제하지 못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 형사소송까지 확대되는 사건이 발생 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A가 허위신고로 자신을 철저히 피해자로 속인 뒤 무고한 학생 3명을 가해자로 만든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완전히 뒤바꼈다. 3명의 무고한 피해학생들은 학폭폭력 가해자가 되어 생기부에 기록이 남을뻔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되어 입장을 소명했고, 그 결과 증거불충분, 조치결정없음의 결과를 통지받았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내뱉기도 전에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학생A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 형사고소까지 한 것이다. 형사처분 결과 또한 무혐의가 나왔지만, 이미 입은 상처와 트라우마는 쉽사리 지워질 수 없었다.

 

허위신고한 학교의 초동조치가 적절했다면 가해자의 중화기술약화와 통제가 가능한 사안이다. 사안조사과정에서 가해자의 중화를 통제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예방법 규정절차를 위반하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학교폭력의 사안처리과정에서 의도된 답변을 구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는 경우에 따라 트집을 잡기도 한다. 학교의 부정이나 부패을 빌미로 학교의 통제력을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확장하면, 학교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년 사기범 A가 자신의 처지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희생 될 비난의 대상은 이제 누가 될 것인가.




동아교육신문 이 정민 기자 / dd74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