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5년 전부터 10억원이 넘는 돈을 베팅해 온 혐의로 개그맨 출신 MC 김용만(46·사진)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3월 20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지난 19일 김씨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불러 밤 늦게까지 조사를 벌인 결과 김씨는 2008년부터 2~3곳의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혐의가 확인됐다. 검찰이 파악한 김씨의 도박자금 규모는 10억여원에 이른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매니저와 함께 취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끊을 수 없게 됐고 돈도 수억원 잃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김씨의 매니저 양모(43)씨를 같은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두 사람은 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축구경기의 승패와 점수를 맞히는 데 한 달에 수천만원씩 쓴 것으로 드러났다. 회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넘는 돈을 베팅했다.
김씨의 도박 혐의는 검찰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을 적발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앞서 무제한 베팅이 가능한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김모(35)씨 등 운영자 2~3명을 적발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국내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규모는 연간 11조~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이트 주소나 서버를 여러 차례 바꿔가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2011년 형사정책연구원은 국내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규모가 유일한 합법 베팅인 스포츠토토 시장 규모(1조9000억원)의 6배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한 회당 10만원까지만 살 수 있는 스포츠토토와 달리 불법 사이트에서는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다. 종목도 훨씬 다양해 전 세계 스포츠를 대상으로 연중 무휴 운영한다.
검찰은 김씨가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서유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