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취업비용 평균 105만원… 영어 어학시험 4.6회 응시 2013-04-30 10:43:06

 취업준비는 도대체 어떻게, 얼마나, 어느 정도까지 해야하는 것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취업 준비생들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6일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4학년 이상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조사했다.

□ 취업 준비 편 - ‘이 정도 스펙이면 충분할까? 자소서는 전부 읽긴 하나?’

바야흐로 취업도 ‘준비기간’이 필요한 시대이다. 조사결과 취업 의향이 있는 대학생들의 61%가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이나 졸업유보를 신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그들이 취업준비를 하며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이었을까.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스펙을 갖추기 힘들다’는 응답(33.8%)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취업준비로 인해 심리적·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24.0%)’, ‘학벌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을 넘기 힘들다(1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취준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의문점 역시 ‘진짜 스펙은 안 보는 걸까’(37.5%), ‘자기소개서를 다 읽을까’(26.0%), ‘직무적성검사의 합격기준은 뭘까?’(17.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취준생들에게 ‘스펙’이란 가장 예민한 단어로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학점, 토익, 공모전 등 수많은 스펙이 장착된 채용전쟁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어떤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성공적 취업을 위해 현재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 39.3%가 ‘어학점수’를 꼽았고, 이어 대외활동 및 수상경력(34.3%), 해외경험(26.3%), 학벌(24.8%)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복수응답)

특히 어학점수의 경우 취준생의 33.0%가 TOEIC, OPIC 등 원하는 영어 어학점수를 얻기 위해 3~5회 정도 시험에 가장 많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인 평균 4.6회 시험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사설학원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취준생 10명 중 8명(78.7%)은 취업을 위해 사설학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절반 이상(63.3%)이 어학 학원에 다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취업을 준비하며 지출한 학원비와 각종 시험 응시료는 1인 평균 105만원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대학생 한 달 생활비가 38만6000원(알바천국, 2013년 3월 기준)인 것을 고려해볼 때 결코 적은 액수라고 할 수 없다.

□ 자기소개서 편 - ‘난 대체 뭘 하고 살았지? 내가 할 수 있을까?’

취업 준비의 시작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작성하는 데 있다. 조사에 의하면 취준생 1인 평균 10.5편의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취준생 절반 이상(56.4%)이 자소서를 솔직하게 작성하였다고 응답하였으나, 다소 내용을 과장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22.8%로 적지 않게 드러났다.

또한 자소서를 쓰면서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지난 과거가 후회스럽다는 부정응답자가 41.4%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만족하는 학생들(37.3%)에 비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즉,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소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존감이 다소 하락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심지어 대학생 2명 중 1명(50.5%)은 기업 입사원서를 작성하면서 본인 전공 선택을 후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학생활을 통해 본인의 적성과 진로 방향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갈등 편 - ‘ 내가 준비하는 취업인데.. 자꾸 눈치주지 마세요!’

60.3%의 취준생이 취업을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은 의견 차이를 느끼는 대상은 부모님(75.9%)으로 대학생 4명 중 3명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부모님과 갈등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의 사랑보다 미래 때문에 연인과 갈등을 겪는 이들도 있었고(7.1%) 모이면 결국 늘 취업 얘기로 귀결되는 친구들이 부담스러워 친구들과 멀어지거나 갈등을 겪는 이도 많은 것(14.1%)으로 나타났다.

자주 겪는 갈등의 유형으로 ‘빨리 취업하라는 눈치와 독촉’이 61.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서 ‘취업 분야나 직종에 관한 견해차이(37.8%)’, ‘취업 준비에 필요한 경제적 문제(28.6%)’, ‘서먹해진 관계(16.2%)’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쌓이고 또 쌓인 갈등과 고민을 누구와 풀까. 절반에 가까운 취준생이 이러한 고민을 ‘주변 친구들에게 털어놓고 서로 나눈다(47.8%)’고 응답했다. 이는 학업·취업과 같이 동일한 관심사와 경험을 갖고 있는 주변 친구들이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기인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8.3%의 적지 않은 취준생들이 ‘아무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해결한다’고 응답하여 스스로 고민을 해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밖에 ‘선배, 교수님 등 든든한 멘토에게 상의(13.3%)’하거나, ‘부모님과 말씀 드리고 의논한다(11.3%)’는 응답도 있었다.

□ 꿈꾸는 직장 편 - ‘나 정도면 얼마만큼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까?’

‘취준생이 다니고 싶은 회사 1순위는 ‘분위기 좋은 회사(48.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돈 많이 주는 회사(27.5%)’, ‘안 잘리는 회사(8.0%)’, ‘몹시 유명한 회사(5.8%)’ 등의 순으로 조사되어 쾌적한 근무 환경이나 복지, 직원들 간의 원활한 교류 등 회사의 따뜻한 분위기가 취준생들에게 돈과 안정성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실제 받을 수 있는 신입사원 연봉수준은 2000만원 이상~2500만원이 32.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평균 2663만원 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2년 대한상공회의소의 대학생 평균 희망 연봉이 3040만원이었다는 점에서 약 400만원의 차이를 보인다. 즉,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실제 연봉 수준을 매우 낮게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취준생은 어떤 타입의 구직자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채용 면접을 잘 볼 것 같은 연예인으로 유재석(22.3%)을 꼽았다. 이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진 국민MC 유재석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응답자들의 비인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이승기(11.8%), 노홍철(6.5%), 김태희(6.0%), 송중기(3.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다짐 편 -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쩌지? 아니야. 잘 될 거야!’

취업에도 끝은 있다. 당당히 취업에 성공을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질문에 ‘부모님께 감사의 선물을 드린다’는 학생들이 41.0%로 가장 많았다. ‘합격 사실을 주변에 널리 알린다’는 응답도 26.0%로 나타났으며, ‘국내·외 여행 계획을 세운다(20.3%)’거나 ‘평소 갖고싶었던 물건을 산다(9.0%)’는 응답도 나타났다. ‘미용, 성형 등 외모를 가꾼다’는 응답도 3.3% 있었다.

반면, 전체 취준생의 45.5%가 취업을 하지 못했을 경우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때까지 계속 재도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남학생의 경우 재도전 의사가 56.1%로 여학생(37.6%) 대비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여학생의 경우 눈높이를 낮춰 하향지원 할 것이라는 응답이40.6%로 남학생(26.9%) 대비 약 1.5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취업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남학생 보다 여학생이 상대적으로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의 배경음악을 고른다면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제목으로 개코 ‘될 대로 되라고 해’가 2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눈물샤워(19.5%)-배치기’, ‘들었다 놨다(19.3%)-데이브레이크’ 등의 응답도 있었다. 상위권 응답 대부분이 부정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업 준비에 대한 극심한 피로와 불안한 감정이 엿보이지만, 취업하는 그날까지 좌절하지 말고 ‘기대해(16.8%)-걸스데이’ 보기로 한다.

위 조사결과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 확인과 자료 다운로드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홈페이지(www.20slab.org)를 이용하면 된다. 연구리포트 확인 및 다운로드(http://slidesha.re/14F1Jzz)

 

류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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