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김혜수',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에 눈물 , 시청자들도 울렸다. 2013-05-01 1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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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10회 ‘고과장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편에서 고정도(김기천 분) 과장이 입사 때 받은 아날로그시계는 공감과 힐링을 넘어선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와이장 식품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 닥친 가운데 만년과장 고정도 과장이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장규직(오지호 분) 팀장과 무정한(이희준 분) 팀장, 그리고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까지 합세해 고 과장 구출 작전에 나섰건만 고 과장의 권고사직 철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다.

 

후배 직원들이 그를 권고사직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모르고 자신을 위한 시장 조사 현장에서 술에 취해 길가에 드러누웠다. 그런 고 과장에 대해 미스김은 “(마케팅영업)지원부의 짐짝 같은 존재”라고 야멸치게 평가했고, 그는 결국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구닥다리 아날로그시계도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계약만 성사되면 마영부 최대 실적이 될 ‘옹자염’ 기획 건이 수기계약서 하나 때문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사내 시스템 다운으로 수기계약서를 써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천하의 미스김도 글씨로는 옹아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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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김은 단골 식당 주인(명계남 분)과 술잔을 기울이던 고 과장을 빛의 속도로 옹아집 옹 앞에까지 데려왔다. 예상했던 대로 아날로그식 고 과장은 일명 ‘송조체’로 필체를 과시하며 옹옹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 마영부의 운명을 바꿔놓은 구원투수가 됐다.

과 과장은 막내딸 졸업할 때까지만 회사에 남아 있고 싶다는 소망이 직장생활 마지막 바람이다. 동갑내기 황부장(김응수 분) 앞에서도 늘 존대하며 허리를 굽혀야 하고 젊은 사원들에겐 ‘짐짝’처럼 짐이 되기만 하는 고 과장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아버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슬픈 자화상을 마주해야 했다.

가까스로 권고사직 위기에서 벗어난 고 과장은 마지막 순간 자신을 도운 미스김에게 고마움을 전해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게 했다. 자신을 ‘고장난 시계’ 미스김을 ‘첨단시계’에 비유한 그는 차갑게 돌아서는 미스김에게 “혼자서는 못 가. 작은바늘도 가고 큰 바늘도 가고 그렇게 다 같이 가야 갈 수 있는 거지. 다 같이 가니까 나 같은 고물도 돌아가는 거야”라며 인생 선배로 다가갔다.

고 과장은 미스김에게 “혼자서 큰 바늘, 작은 바늘 다 돌리면 너무 외롭다”고 조언하더니 곧 “밥 먹고 가”라고 아빠 미소를 지었고, 이에 미스김조차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이날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엔 눈물 소감이 홍수를 이뤘다. 보는 내내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눈물 흘렸다는 시청자부터 아버지가 생각나 슬펐다는 시청자까지 다양한 감동 후기가 게재됐다.

 

 

동아교육신문 연예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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