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19·연세대)가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 두 개를 따냈다.
손연재는 19일 벨라루스 민스크의 스포트 팰리스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 후프 결선에서 17.7167점(난도 8.75점·실시 8.9667점)을 받았다. 푸치니의 '투란도트' 음악에 맞춰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연기를 선보였다. 손연재는 러시아의 다리야 스밧콥스카야(18.00점)에 이어 후프 종목에서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 4번 출전해 4연속 메달을 따냈다. 4월 리스본 대회에서 볼 동메달, 페사로 대회에서 리본 은메달, 5월 소피아 대회에서 후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 대회에서 메달을 두 개 이상 한꺼번에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볼(17.65점)과 리본(17.3667점) 결선에서도 각각 4위에 올라 고르게 좋은 성적을 냈다.
손연재는 전날 열린 개인종합 경기에서 4종목 합계 70.533점을 받아 출전 선수 40명 중 4위에 올랐다. 개인종합 3위 스타니우타(71.3점)와 0.767점 차이로 생애 첫 개인종합 메달을 아깝게 놓쳤다. 볼(17.833점)과 곤봉(17.75점)이 각각 3위였고 리본 5위(17.6833점), 후프 6위(17.2667점)였다. 종목별로 상위 8명씩 나가는 결선에 올 시즌 두 번째로 4종목 모두 진출했다.
올 시즌 들어 4종목 프로그램을 모두 새롭게 바꾼 손연재는 대회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향상된 실력을 선보여 왔다. 리스본 대회 개인종합 9위(66.200점)로 시즌을 출발해 페사로 대회 9위(67.700점), 소피아 대회 4위(70.600점)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대회에 계속 나가면서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커져 큰 실수를 하지 않게 됐다"며 "체력만 끌어올리면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연재는 올 시즌 6월 아시아선수권(우즈베키스탄), 7월 유니버시아드(러시아), 8월 세계선수권(우크라이나) 등 굵직한 일정들을 앞두고 있다. 상반기 마지막으로 출전한 이번 월드컵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며 남은 대회 메달 전망을 한층 더 밝혔다.
특히 다음 달 5~8일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선 한국 최초 금메달(개인전·팀 경기)에 도전한다. 다음 달 15~16일엔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감'이라는 제목의 리듬체조 갈라쇼 출연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