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봉남중학교(교장 이치수) 도서실에 모인 마흔 명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다.
새벽 3시에 출발해야 하는 힘든 여정을 앞에 두고 혹시라도 늦는 아이들이 있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마련한 오리엔테이션. 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은 전염처럼 번져서 그 누구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행복감을 느끼는 친구가 1.6km(1마일)안에 살면 자신의 행복감이 25% 늘어나며, 행복감을 느끼는 이웃이 옆에 살면 34% 행복감을 느끼는 이웃이 근처에 살면 14%의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하버드 대학 교수진의 30년 간 추적연구결과가 이 짧은 순간에 증명되고 있었다.
“너무 멀다고요? 울릉도인데 그 정도쯤은 문제도 아니죠.”
“비가 그쳐서 독도까지 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일정이 너무 빠듯할까봐 걱정하는 어른들에게 오히려 아이들이 신이 나서 가르치고 있다.
이번 현장체험학습은 지난 2013년 2월에 실시되었던 신입생과 재학생을 위한 첫 문화체험에서부터 계획되었다. 부산 소향아트센터의 <레미제라블> 공연감상과 감천문화마을에서의 현장학습을 진행하면서 실시했던 사전면담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학식 이후 실시한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학생희망조사 결과에 따라 울릉도 일대를 2박 3일의 일정으로 지도교사의 인솔에 따라 직영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 예상되는 총 소요경비 15.757.300원은 전액 학교예산에서 지원되면, 학생 부담금은 전혀 없다.
살아가면서 설령 비를 만나거나 그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더라도, 이번 행사를 통해 끝없는 수평선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만나고 돌아오게 될 봉남중학교 학생들은 결코 미리 포기하지는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임용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