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 피칭을 보였다. "한 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마침내 지켰다.

류현진은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LA앤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을 기록했다. 팀도 3-0으로 승리, 2연승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 투구였다. 2, 8회를 제외하고 모든 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으며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 기록을 갈아치웠음은 물론이다.

경기 도중 타구를 왼발에 직접 맞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고비를 넘기며 호투를 이어갔다. 지난 3월 29일 앤젤스와의 시범경기를 다시 보는 듯했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 공 10개를 던지며 뜬공 3개로 마무리. 2회 호위 켄드릭에게 첫 안타 허용했으나, 알베르토 칼라스포를 투수 앞 땅볼, 크리스 이아네타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우익수 키 넘기는 2루타를 때렸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잔루로 남은 류현진은 다음 회 피칭에서 타석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마이크 트라웃을 맞아 연속 볼 3개를 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5구째 땅볼을 유도, 아웃을 잡은 뒤 후속 타자 두 명도 모두 땅볼로 잡았다. 마지막 타자 마크 트럼보를 상대할 때 타구를 왼발에 맞았지만, 침착하게 수비해 아웃시켰다.

4회말 공격 내내 덕아웃에서 발 상태를 점검한 류현진은 5회 마운드에 올라 공 11개로 땅볼 2개, 루킹 삼진 1개를 잡아내며 깔끔하게 마무리, 고비를 넘겼다.

류현진의 호투에 타선은 득점으로 화답했다. 5회말 후안 유리베의 안타에 이어 루이스 크루즈가 좌측 담장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 2-0으로 앞서갔다.

타선이 터지자 류현진도 더 무서워졌다. 6회를 스트라이크 7개로 끝냈다. 조 블랜튼, 에릭 아이바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8회 류현진은 최고 구속이 95마일까지 나오며 오히려 더 힘이 강해지는 모습이었다. J.B. 셕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주며 첫 장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땅볼로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9회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브렌단 해리스를 삼진으로 잡은 뒤 남은 두 타자도 모두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앤젤스 선발 조 블랜튼은 7이닝 7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캔자스시터전(6 1/3이닝 2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 타선 지원을 못 받으며 패전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