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총장 송희영)는 의학전문대학원 생화학교실 유정수 교수가 미국 서든캘리포니아대학(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피터 존스(Peter A. Jones)교수와 공동으로 줄기세포 분화과정에서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하는지를 규명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치료와 암 등 난치성 질병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유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가 분화될 때 SNF5라는 단백질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epigenetic executor) 역할을 하며, 줄기세포의 가장 중요한 전사 인자(master transcription factor)인 OCT4 타겟 유전자들의 크로마틴 구조(세포내 생명현상의 기본이 되는 유전자 전사(transcription)나 DNA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결합체)를 조절하고 나아가 유전자들의 발현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유 교수팀의 연구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지 최근호에 발표됐다.(4월 25일자 온라인, 연구제목: SNF5 Is an Essential Executor of Epigeetic Regulation during Differentiation, 줄기세포 분화에 있어서 필수적인 크로마틴 리모델링 실행자 규명)
* 크로마틴구조는 사람의 진핵 세포 내에서 DNA와 히스톤(histone) 단백질의 결합체로 세
포 내에서 DNA를 압축하는 역할뿐 아니라 생명현상의 기본이 되는 유전자 전사(transcription)나 DNA복제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핵생물의 유전자는 크로마틴 (Chromatin) 이라는 구조로 형성되어있다. 크로마틴은 매우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어떠한 특정한 유전자의 발현을 위해서는 염색체의 물리적인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게 된다. 크로마틴의 구조적 물리적 변화 가운데 ATP 의 가수분해 에너지를 이용하여 실제적으로 물리적인 염색체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와서 여러 전사인자들의 결합을 매개시켜 주고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는 크로마틴 리모델링 복합체(Chromatin remodeling complex)가 있다.
유 교수는 “그동안 줄기세포 분화가 진행됨에 따라 크로마틴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다분화능(pluripotency) 유지에 크로마틴 리모델링 복합체가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실제 분화과정에서 크로마틴 복합체가 어떤 역할을 하며 또 중요한 전사 인자와는 어떤 상호작용을 가지는 가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SNF5 단백질 발현을 감소시킨 세포는 세포 모양이 완전히 달라지며, 분화신호에 반응하지 못하고 세포 사멸이 유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유전자 발현 실험결과 SNF5가 줄기세포의 다분화능과 분화(differentiation)관련 유전자들을 타겟으로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분화되지 않은 줄기세포 상태에서는 중요 전사인자인 OCT4가 해당 타겟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키거나 비활성화시켜 다분화능을 유지한다. 줄기세포가 분화신호를 받게 되면 크로마틴 리모델러의 중심요소인 SNF5가 기존의 OCT4 타겟 유전자들의 크로마틴 구조를 변화시켜 그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 분화를 유도한다. SNF5 단백질 발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미성숙 분화가 유도되거나, 분화하지 못하고 사멸되어 버렸다.
유정수 교수는 “최근 유전체해독기술(시퀀싱:sequencing)을 이용한 연구결과 놀랍게도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에서 크로마틴 리모델러들의 유전학적 변이(genetic mutation)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분화과정 이해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암과 같은 난치성 질병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재생의학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