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송고등학교(교장 이순근)는‘흙에서 인성교육을 찾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교내 유휴지를 텃밭으로 일구어 학급별로 분양을 해 주고 학생들이 직접 퇴비를 밭에 넣고 두둑을 만들어 각종 채소와 꽃을 기르게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4월 말에 학급별로 심은 상추와 비트, 콜라비, 들깻잎, 치커리, 오크 상추 등이 무럭무럭 자라 6월 4일을 상추데이로 정하여 전교생이 점심 식사 시간에는 학생들이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를 골라서 먹는‘소채파티’를 열었는데 작은 먹거리 축제를 연상케 했다.
신채령(연송고 1학년) 양은‘마트에서 사다 먹는 상추와는 확실히 맛이 달라요. 약간 쓴맛이 나는 듯 하면서 상추의 향이 아주 진하고 뒷맛이 아주 좋은 것 같아요.’하면서 함박웃음을 웃는다.
선생님과 함께 모종 심고 아침마다 물을 주고 채소를 가꾸면서 처음에는 귀찮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하여 자꾸 눈이 가고 손길이 가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인천연송고등학교는 금년 3월 송도국제도시에 개교한 일반계고등학교다. 학교 특색사업의 일환으로 도심 속의 아이들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자연의 소중함,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배움의 장으로 텃밭을 마련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텃밭에 직접 식물을 길러 보는 교육과정으로 인성 교육은 물론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학교장(이순근)이 귀뜸해 주었다.
넓지 않은 공간인데 텃밭 뒤쪽에는 옥수수가 자라고 있고 앞 두둑에는 백일홍 모종이 나란히 한 줄로 서서 한 여름에서 가을까지 백일 동안 아름다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텃밭의 규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교사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도심의 학교에서도 유휴지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텃밭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게 교육할 수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인성 교육이 절로 이뤄진다’고 이 학교 교감(김미경)은 말했다.
처음에는 학급 구성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급별 텃밭이름을 학급회에서 짓도록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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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이, 상큼레모나, 생토 등 갖가지 이름이 재미있었다. 팻말을 만들어 학급별 텃밭 앞에다 꽂아놓고, 번갈아가면서 물을 주고,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관찰일지에 기록하는 등의 활동으로 학급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고 협동심도 몸으로 익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6월 4일 1차 상추데이에 이어 7월 초순에 2차 상추데이를 열어 ‘소채파티’를 또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이후에는 텃밭에다 가을에 피는 들국화, 구절초, 꽃향유, 쑥부쟁이 등의 들꽃을 심어 가을꽃잔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면서 특별히 원하는 학교가 있으면 분양도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채소를 즐겨 먹지 않던 학생들도 오늘만큼은 자신들이 직접 기른 유기농채소를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었으며, 정성어린 손길과 따뜻한 눈길로 만들어지는 텃밭교육은 또 다른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천연송고등학교 상추데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서유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