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에 우산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초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학교에서는 이를 ‘제자 사랑 양심 우산’이라고 부른다.
대전태평초등학교(교장 전영규)에는 무궁화가 그려진 양심우산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이 우산은 맞벌이 가정이 많은 학교 형편상 장마철 예기치 못한 비가 오거나
소나기가 내릴 때 미처 우산을 가져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학교에서 무료로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 우산은 대전태평초 전체 교직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금하여
마련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 꽃 무궁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우산 속에는 우산을 준비하지 못하여 비를 맞고 갈 제자에 대한 걱정과 함께 제자들을
사랑하는 교직원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서 학부모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 우산을 행정실 양심 우산 통에 비치해 두고 무료로 대여해 오고 있다. 이 우산을 빌려가는 데는 따로 어떤 확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우산을 지키는 사람도 없다. 단지 빌려가는 학생들의 양심만을 필요로 한다. 우산을 빌려갈 학생은 우산함 옆에 있는 대여 대장에 이름을 기록하고, 반납할 때는 대여
대장에 반납 내용을 기록하고 지정된 함에 넣어 둔다.
대전태평초 전영규 교장은 “갑작스런 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집에 갈 것을 걱정하는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교직원들이 뜻을 모았는데,
우리 태평초등학교 교직원들의 제자 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 큰 줄을 몰랐다. 교직원의 제자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우산에 스스로 빌려가고 반납하는 과정에서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양심이 더해져 더욱 소중한 우산이 된 것 같다.‘며 교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우산을 빌려가는 이승호 학생은 “어머니가 직장을 다니셔서 갑자기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집에 가야 하는데 이렇게 선생님들께서 부모님과 같이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양심 우산을 준비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도 사회에 나가면 베풀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